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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 오염수 갈등 기회인가…위기인가 속애 한국의 영향은?

중국, 일본 수산물 수입 전면 금지 등 갈등 고조

 일본 정부가 지난 24일부터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처리수(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하기 시작하자 중국이 일본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등 중일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사진은 기시다 후미오(왼쪽) 일본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1월17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태국 방콕에서 만나 회담 전 악수하고 있는 모습.

 

(뉴스20재난안전방송 = 김종복 기자)=일본 정부가 지난 24일부터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하기 시작하자 중국이 일본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등 중일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한미일 안보 공조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 우리나라도 외교적 불이익을 겪을 수 있다는 목소리와 함께, 중국이 한국행 단체 여행을 허용하는 등 외교적 '동아줄'을 내리고 있어 현 상황을 잘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30일 중국 외교부 등에 따르면, 중국 해관총서(관세청)는 지난 24일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일본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기 시작한 데 따른 조치다.

일본은 지난 24일부터 17일간 연속으로 7800t의 오염수를 바다로 내보낼 계획이다. 이는 현재 보관 중인 오염수의 2.3% 수준이다.

중국 정부의 강력 조치와 더불어, 중국 국민들 사이에서도 일본 화장품·생활용품 등 일본 제품 및 일본 단체여행 보이콧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다.

이날 중국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이번 주 중국 온라인 여행 플랫폼들의 일본행 항공권 예약이 지난주보다 3분의1가량 줄었다.

 

축구 경기 현장에서는 관중들이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항의하며 일본을 모욕하는 구호를 함께 외치기도 했다고 한다.

이 같은 중국의 강력한 항의로 중일 갈등이 최고조에 다다르자, 일각에선 한국도 일본과 같은 외교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 한미일 안보 협력이 강화된 상황에, 중국이 '오염수 문제'를 공세 수단으로 사용하며 3국을 외교적으로 몰아붙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미국·유럽·일본 대 중국·러시아라는 신냉전 체제가 점차 굳어지고 있고,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중국이 러시아를 도와주면서 신냉전 구도가 강화된 상황"이라며 "지금 중국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를 하나의 공세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인데,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이 신냉전 구도의 반대편에 있는 일본과 우리나라를 우호적으로 대할 것이라고 보진 않는다"고 밝혔다.

서상민 국민대 중국인문사회연구소 HK연구교수도 "미국을 중심으로 한미일 군사 동맹 시스템이 중국을 겨냥하고 있는 상황에, 일본의 오염수 방류로 중일 관계가 안 좋아지고 있다"라며 "과연 중국이 미국과 일본 편에 선 한국과 우호적인 외교 관계를 이어갈 것이냐 하는 것은 아무래도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한미일 정상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인근 캠프데이비드에서 만나 정상회의를 진행한 뒤 '캠프 데이비드 정신' 공동성명을 채택하며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자, 중국이 즉각 반발한 바 있다.

일본 정부가 지난 24일부터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처리수(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하기 시작하자 중국이 일본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등 중일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사진은 하늘에서 본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

 

한편으로는 미국의 고강도 견제와 한미일 밀착에 직면한 중국이 한국을 외교적 '동아줄'로 여기고 있는 상황도 연출돼, 이를 잘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11일 중국은 한국행 단체 여행을 전면 허용했다. 이는 중국이 지난 2017년 3월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사실상 한국 관광을 금지한 지 약 6년5개월 만이다.

특히 이 같은 중국의 조치는 한미일 정상회의를 열흘 앞둔 시점에 발표돼, 한국에 '미국의 강경한 중국 견제 행보에 함께하지 말아달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미국과 일본은 전통적인 우방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한국과의 관계마저 흔들리면 중국에 유리한 측면이 없으니 소통하고 관리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박진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간 대면 회담이 11개월 만에 성사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한중관계를 지속 발전시켜 나가는 데 공감대를 확인하고, 한중일 정상회의 관련 협의체 부활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조 교수는 "다만 일본을 향한 중국의 강력한 항의 속에, 한국에 손을 내미는 상황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라며 "등거리 외교를 중시했던 지난 문재인 정부 때와는 달리 '바이든 노선'으로 정한 현 윤석열 정부에게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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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복 기자

뉴스20재난안전방송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