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4년도 예산안 및 2023-2027년 국가운용계획'과 관련 사전 상세브리핑에서 기자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20재난안전방송 = 서선영 기자)=정부가 내년 나라살림을 역대 최소폭(2.8%)으로 증가한 656조9000억원으로 설정했다.
정부는 세수 결손과 국가부채 등 재정 난제 속에서도 모든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 누수 요인을 줄였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앞으로 2년 차 윤석열 정부 앞에 놓인 경제 상황은 녹록지 않다. 기획재정부는 당장 다음 달 초 올해 세수 재추계 결과를 발표하는데, 40조원보다 더 큰 폭으로 세수가 줄어들 거로 관측하고 있다.
내년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높음에도 정부는 내년도 세수를 2년 전(617조8000억원)보다 더 낮은 612조원으로 잡았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내년 재정상황도 여전히 녹록지 않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정부는 세수결손 상황에서도 약자복지, 미래준비, 일자리 창출, 국가 본질기능 등 4대 핵심과제에 중점을 두고 예산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특히 사회복지예산은 지출증가율 2.8%의 3배가 넘는 8.7%의 증가율을 보였다.
하지만 당장 경기 부진 시기에 긴축재정 기조를 유지하는 건 중장기적인 경기부양을 어렵게 할 거라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지출 증가율의 폭이 매우 작아 내년도 경기 관리에 재정의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 예산안이면 내년도 경기 회복세도 어렵다"며 "올해 세수 결손 문제가 심각하고, 내년도 세수 결손이 안 날 거라는 보장이 없다.
이런 와중에 감세를 하면서 재정적자를 3%로 갖고 가겠다는 건 지출을 줄이면서 악순환이 된다"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과도하게 확장됐던 재정을 제어하기 위한 노력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그러나 현재 경기 상황은 재정을 더 확장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대로라면 재정의 역할이 축소될 가능성이 있고 이는 경기 관리에 상당한 어려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29일 정부가 발표한 2024년 예산안에 따르면 올해 5.1%인 총지출 증가율은 2024년 2.8%로 대폭 준 뒤, 2025년부터 회복된 세입기반과 건실한 재정구조로 4.2%로 상향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후부터는 단계적으로 줄여 건전 재정 기조를 이어가 해마다 낮춰 2023~2027년 연평균 3.6% 수준으로 관리한다.
내년에 세수 펑크가 올해보다 더 커질 거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은 커지고 있고, 한국은행은 경제전망에서 내년 성장률 전망을 계속 낮추고 있다.
내년 총수입은 기재부 전망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올해보다 세수 펑크가 커지면 내년에는 적자국채를 발행해 세수 부족분을 메울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세수 관리에 실패한 상태에서 지출 증가율을 높이는 건 확장재정이며, 만성적인 세수 부진을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는) 재정 운용에 실패한 거다. 세수 관리에 있어서 명목세수가 2년 연속으로 감소하는 건 전례가 없다.
세입이 안 들어오는 상황에서 이렇게 하면 긴축이 아닌 확대 재정이다. 내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비율이 -3.9%인 상황에서 무슨 재정준칙을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라며 "한두 해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만성적인 세수 부진 시대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지 걱정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