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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길 잇따르는 '오인 대피' 소동…"일상화된 공포증"

일상적 장소를 범죄 장소로 느끼게 돼

서울 지하철 경계가 강화된 지난달 20일 서울 당산역에서 시청방향 지하철 2호선에서 지하철보안관이 2인 1조로 순찰을 돌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경계근무가 완화될 때까지 인력을 집중 배치한다고 밝혔다.

 

(뉴스20재난안전방송 = 이종은 기자)=많은 사람이 운집한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에서 때 아닌 '흉기 난동' 대피 소동이 잇따르고 있다. 흉악 범죄들로 인해 일상에 만연한 공포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게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7일 경찰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전날(6일) 오전 8시22분께 지하철 2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을지로4가역으로 향하던 열차 안에서 "승객들이 소리를 지르고 도망을 가고 있다"는 112 신고가 쏟아졌다.

열차 안에서 나온 비명소리를 듣고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진 줄 오인한 다른 승객들이 급하게 대피한 것이 발단이었다. 을지로4가역에 정차하자마자 승객들이 우르르 내리는 과정에서 4명이 다쳤고 1명은 경미한 부상으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지난 5일 퇴근길 서울 지하철 9호선 당산역 승강장에서 여성을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을 붙잡는 과정에서 생긴 소란에 일부 승객들이 대피하는 일도 있었다.

 

피해자가 "도와주세요"라고 소리치고 주변 시민들이 범인을 뒤쫓는 것을 칼부림 등 흉악 사건이 일어난 줄로 오해한 것이 발단이었다.

지난달 24일에는 서울 지하철 4호선·9호선 동작역을 지나던 급행 열차 내에서 남성 승객 A씨가 건강 문제로 쓰러졌다. 이때 함께 있던 가족들이 놀라 소리를 지르자 승객들이 급하게 동작역에서 하차하는 일대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잇따르는 '오인 대피 소동'의 배경에는 '신림동·서현역 흉기 난동', '관악구 등산로 강간살인' 등 일상적인 장소에서 충격적인 흉악 범죄가 일어난 것이 자리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시민들을 충격에 빠뜨린 범죄들이 일상적 장소를 범죄 장소로 느끼게 해 우리 사회에 공포를 스며들게 했다"며 "길을 걷다 살해 당하고, 백화점 안에서 범죄가 일어나고, 삶의 휴식이 필요한 공원에서 범죄가 일어나는데 국민들이 공포심을 갖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고 설명했다.

인터넷과 SNS에 빈번하게 올라온 살인 예고 글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지난 7월24일부터 이달 3일까지 살인예고 글 게시자 총 246명을 검거하고 이 중 24명을 구속했다.

승 위원은 "이런 '합리적인' 공포가 사회에 더는 스며들지 않도록 정부의 체계적인 예방 정책, 현장 대응 정책, 사후 진압 및 관리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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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은 기자

뉴스20재난안전방송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