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실에서 15일차 단식을 진행하고 있다.
(뉴스20재난안전방송 = 김종복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단식이 보름을 넘어서면서 당내 동정론이 확산하고 있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임박해졌다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체포동의안 표결 정국을 앞두고 동정론이 최대 변수로 자리 잡은 모양새다.
15일 이 대표 단식 농성은 16일차에 접어들었다. 이 대표의 단식이 길어지면서 민주당은 이 대표 건강 상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대표는 단식 2주차에 접어든 지난 13일을 기점으로 체력이 사실상 한계 상태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체온과 혈당, 혈압 등 수치상 건강 상태를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지만, 저체온증 등 신체기능 저하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뉴시스와 한 통화에서 "병원으로 긴급 이송하게 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당내선 이 대표 단식을 만류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앞서 당내 중진 의원들이 이 대표를 찾아 단식을 중단해달라는 뜻을 전달한 데 이어, 전날에는 민주당 의원들이 단체로 농성장을 찾아 단식을 만류하기도 했다.
다만 동료 의원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이 대표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내 핵심관계자는 "공개 회의에서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내려했지만, 이 대표가 이를 반대했다"며 "이 대표는 쓰러질 때까지 단식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동정론이 체포동의안 정국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주변 만류에도 불구하고 단식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자 '무기한'이라고 못 박았던 당초 선언이 무게감 있게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친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체포동의안 부결론이 힘을 받는 가운데, 비이재명계에도 고심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한 비명계 초선 의원은 "확실히 기류가 바뀌었다. 실제 동정론이라는 게 먹힌다"고 봤다. 그는 "이 대표가 단식하는 정치인이 아니라 곡기 끊은 환자로 보인다"며 "이 모든 게 이 대표가 의도했던 시나리오일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이 대표 모습을 보면 연민이 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사람이 숨 넘어가기 직전인데 어떻게 구속하라고 할 수 있겠나. 사람부터 살고 봐야 된다"고 했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또 다른 초선 의원은 "지역 여론에서도 정서적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며 "불체포특권 포기 약속을 이행하라던 요구가 어느 순간 검찰이 너무한다는 목소리로 바뀌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더라도 우려했던 만큼 '방탄 정당' 비판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으로 읽힌다.
민주당은 이르면 이번 주 주말, 늦어도 오는 18일 검찰이 체포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주 중 체포영장이 청구되면 18일 본회의 보고, 20일 또는 21일 체포동의안 표결이 예상된다.
체포영장 청구 시점이 이번주를 넘길 경우 21일 본회의 보고, 25일 표결이 이뤄지는 타임라인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이 같은 시나리오라면 체포동의안 표결이 열흘도 채 남지 않았다.
표결을 앞두고 부결론이 확산하는 데 대해 이 의원은 "결국 이 대표가 스스로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전적으로 달린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본인의 체포동의안에 대해 가결해달라고 요청하지 않는 이상 '부결'이 예상된다는 전망이다.
일각에선 이 대표가 금명간 단식을 멈출 경우 상황이 또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체포동의안 정국으로 본격 들어서기 전 이 대표가 단식을 중단하면 동정론이 가라앉는 동시에 부결론에 힘이 빠질 것이란 시각이다.
한 비명계 중진 의원은 "동료 의원들이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표결할 수 있도록 이 대표가 지금이라도 단식을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