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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단식투쟁 하자마자 민주당 지지율 추락…9월도 '가시밭길'

'쌍방울 대북송금' 검찰 조사에 추석 전 체포동의안 표결 가능성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단식투쟁 천막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20재난안전방송 = 김종복 기자)=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27%에 그치며 윤석열 정부 출범 뒤 가장 낮은 수준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고, 이재명 대표가 "무능·폭력 정권을 향해 '국민항쟁'을 시작하겠다"며 단식 투쟁을 선언한 직후 나온 성적표다. 코인 거래 의혹에 휩싸였던 무소속 김남국 의원에 대한 제명이 불발된 데 따른 후폭풍이었다. 

민주당은 이 대표 단식 돌입을 계기로 '전면 투쟁'에 나서고 있다. 제1 야당 대표의 무기한 단식 투쟁이 여론에 미칠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2일 한국갤럽이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도는 27%로 지난주보다 5%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국민의힘은 전주와 동일한 34%로 양당의 지지율 격차는 7%포인트로 오차범위(±3.1%p) 밖으로까지 벌어졌다.

민주당 지지도는 갤럽 조사에서 최근 20주 동안 30~37% 사이를 오르내렸다. 최근 한 달간 31%→30%→32%→27%로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이재명 대표의 검찰 소환 조사 등 사법 리스크가 계속 부각되는 가운데 지난달 30일 국회 윤리특위 소위원회에서 '코인 논란'을 일으킨 김남국 의원에 관한 제명안이 부결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지지율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서울과 충청권은 물론 텃밭인 호남 지지율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총선의 승패를 가를 핵심 승부처인 서울의 경우 지난주 37%에서 26%로 11%포인트 하락했고, 국민의힘은 같은 기간 7%포인트 상승했다.

대전·세종·충청 지지율은 33%에서 22%로 추락해 국민힘과의 격차가 21%포인트로 벌어졌다. 호남도 동요하고 있다. 광주·전라 지역의 지지율은 지난주 절을 넘긴 51%였으나 이번주에는 43%로 내려갔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14.7%다.

이번 수치는 오염수 방류가 개시된 후 나온 터라 더욱 이목이 쏠렸다. 민주당은 내심 방류가 시작되면 국민 불안감이 더욱 커져 당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조사 항목을 보면 오염수 방류로 '해양·수산물 오염이 걱정된다'는 응답은 75%로 여전히 부정적인 견해가 압도적으로 많았고, 오염수 방류 '위험성이 과장되지 않았다'는 응답도 54%로 과반을 넘겼다.

국민 우려는 상당했지만 민주당 지지로 이어지지 않은 셈이다. 민주당이 오염수 저지를 위한 비상행동까지 선포하며 총공세에 나서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참담한 결과다.

민주당은 조사 기관마다 편차가 있고, 여론 흐름도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며 큰 의미를 두지는 않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 대표가 단식에 돌입하자마자 초라한 결과가 나온 것은 고민거리다. 향후 투쟁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앞으로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계속되는 사법 리스크가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이달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피의자로 검찰 조사가 예정돼 있고 추석 연휴 직전 국회에서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뤄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당무일정상 4일 1차로 오전조사를 실시한 뒤 다음주 중 검찰과 협의해 추가 조사를 하겠다는 입장을 검찰에 전달했으나, 검찰은 2시간 만에 조사를 중단할 수는 없다며 "준비된 전체 조사를 진행하겠음을 변호인에게 알렸다"고 밝혔다. 조만간 일정을 재조율할 것으로 점쳐진다.

당은 9월 정기국회가 시작했기 때문에 반등할 기회는 충분히 있다며 기대를 걸고 있다. 전날부터 100일간 열리는 정기국회는 통상 '야당의 시간'으로 불린다. 국정감사, 예산안 심사 등으로 정부·여당을 견제하며 주도권을 쥘 기회여서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주요 현안이면서 입법 성과 가능성과 필요성이 있다고 보이는 법안 119개를 추려 입법과제로 추진하는 등 전열을 정비했다.

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정기국회가 시작되면 국정감사 등에서 정부·여당의 각종 의혹과 문제점이 부각되기 때문에 야당에 유리하다"며 "예산과 법률, 국정감사로 정부 여당을 철저하게 검증하고 견제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승부수를 띄운 단식 카드를 놓고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지지층 결집과 국면 전환에 효과가 있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일반 국민에는 소구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한 중진 의원은 "집토끼(지지층) 결집은 가능하겠지만 무당층은 늘고 산토끼(중도층)를 흡수할 수는 없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당 관계자는 "이 대표의 단식 투쟁은 이제 시작했다. 여론의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우리도 일반 국민들이 어떻게 볼지 관심이 많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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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복 기자

뉴스20재난안전방송 기자입니다.